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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은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깨치게 하는 것
[민족NGO] ‘인성 교육’, 어른들의 오만함을 먼저 고쳐야 한다!
 
전유선 시민기자 기사입력  2015/07/09 [13:46]

[한국NGO신문]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천사는 날개달린 어린애의 모습이다. 어린애들이 가장 천사 내지 하느님에 가깝다는 의미다. 어느 언어학자는 어린애가 태어나면서 하는 소리가 바로 하늘 말로서 어른들은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어린이가 어른의 스승이라는 말도 있다.

그런데 최근 정부에서는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어 곧 시행에 들어간다고 한다.  는 나는 이런 상황을 보면서 “이미 인성이 깨어진 어른들이 참으로 오만하게도 맑은 인성을 가진 천사들을 교육하겠다고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배경이 혹시 서양의 물질과학 문명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한배달 인성교육중흥원에서 ‘역사 속에서 찾아보는 우리 겨레의 인성교육’을 강의했던 박정학 사)한배달 이사장을 만나 일문일답을 통해 인성교육의 문제점을 알아보았다.
 
▶ 인성교육 계획의 핵심 문제는?
최근 우리 사회의 인간성 상실과 이로 말미암은 증오와 폭력이 난무하고, 세월호 사건이나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관련자들의 책임 의식 상실 등과 관련 인성의 혁명을 꾀하기 위해 인성교육 진흥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현상들이 자신들의 인성 부재에서 온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학교의 ‘인성 교육’ 부재 때문인 것처럼 판단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생각해보자.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는 학생들이었지만 사고가 발생하게 된 배경과 사후 처리 등을 잘못하여 희생자를 키운 것은 모두 어른들이었다. 인성교육에 종교인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종교집단이나 지도자도 많다. 학생들이 그러한 어른들을 보고 자라면서 배운 것을 학교에 가서 흉내를 내는 게 학교 폭력이다.

문제는 어른들이다. 어른들의 잘못된 인성이 문제인데 그런 어른들이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고, 그들이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치를 하고 교육을 하는 어른들 아무도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남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데 진정한 인성의 문제가 있다. 대중과 관련된 일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인성 문제를 스스로 점검하고 반성하면서 바른 실천을 하려는 마음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당장 이런 운동부터 먼저 해야 한다.

그런데 그들이 인성교육 진흥법을 만들고, 국민의 세금을 사용하여 인성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인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인성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웅변으로 말하고 있는 모습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틀림없이 충효예(忠孝禮) 등 과거 유교식 덕목을 가르치겠다고 할 것이며, 수많은 선진국 교육심리학 이론들이 등장할 것이다. 지식을 인성이라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 우리 조상들이 본 인성 함양법은?
역사 속에서 찾아보면, 우리 조상들은 인성의 근본을 알고 매우 중요시했다. 행촌 이암은 「태백진훈」에서 “사람은 이 세상에 낳게 됨과 함께 성품을 타고 난다. 따라서 누구나 나 자신이 있다는 것은 성품이 있다는 것이며, 성품이 있다는 것은 곧 주체 의식과 가치가 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성품은 자아인간의 지각원이며 성품을 트는 것은 교육의 근본 사상이다.”고 했다.
 
주체의식과 가치관이 포함된 인성은 교육되기보다 타고난다는 것이니 함양도 태어나기 전에 해야 한다는 말이 되고, 태어난 후에도 지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성품을 트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라는 말이다. 우리 겨레의 인성에 대한 인식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독서를 했고, 주체적 사상을 가졌던 분으로 알려져 있는 정명악 선생께서는 생전에 “우리나라 선조들은 충효예 등을 지식으로 가르치지 않고 부모가 실천으로 보여줌으로써 자식들이 보고 깨쳐서 실천하게 하는 생활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행촌 선생 말의 실천하는 방법을 명확하게 나타낸 말이다. 물론 조선시대에 서당 등을 통해 많은 지식을 전달했던 게 사실이지만, 인성은 그런 지식을 통해서라기보다 집안에서 모범을 보이는 것을 통해 그것을 따라하게 한 점을 강조한 것이다.
 
▶ 우리 조상들의 구체적인 인성 함양 방법은?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인성교육과 관련된 기록이 소도(蘇塗)다. ‘蘇’자는 ‘꿀풀과(科) 들깨속(束)의 차조기라는 풀’로서 자소엽(紫蘇葉)이라고도 한다.  ‘깨’라는 우리말과 관련이 있어서 깨어나는 것을 소생(蘇生)한다고 하듯이 ‘깨어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는 글자다. ‘塗’는 ‘칠한다’는 의미의 글자다. 두 글자를 합하면 ‘깨칠’이 된다.
 
즉, 소도는 그간 여러 학자들이 밝혔듯이 제사를 하는 신성한 곳이라는 의미와 함께 ‘깨칠 곳’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글자 자체에서 알 수 있다. 「단군세기」에서 3세 단군 가륵 때 ‘소도제단을 설립하고 삼륜구서회(三倫九誓會)를 열었다’고 한 데서 보듯이 어떤 것을 깨치도록 했던 곳이다. ‘인성은 교육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인성을 스스로 깨치게 하는 것’이라는 간접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둘째, 모든 환인, 환웅, 단군들이 봄의 대영절과 가을의 개천절에 제천행사를 거행했다. ‘제사는 하나 됨을 위한 것이다(祭爲一也)’는 태백진훈의 기록을 비롯하여 제사가 단합을 위한 행사였다는 기록이 여러 기록에 나온다. 특히 하늘에 대해 제사하는 것은 나랏님이 모든 부족 내지 제후들 간의 단합을 위해 거행한 행사였다.
 
함께 어우러져 제사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유희를 즐기는 과정을 거친 후에 천부경을 강론했다고 한다. 임금이 처음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져 얼큰히 취하게 한 후에 말을 한다는 것은 그 내용이 심각한 철학이나 율법 등을 교육하거나 지침을 내린 것이 아니라 ‘오늘 다들 기분 좋지요? 이처럼 우리 모두가 하나로 단합합시다.’ 정도의 가벼운 말을 하여 분위기를 돋우고 헤어졌다는 것이다. 말로써 교육한 것이 아니라 행사과정에서 스스로 하나가 되는 것을 ‘깨치도록’ 했던 것이다.

셋째, 고대조선을 이은 북부여 시조 해모수 단군은 건국 8년 10월에 공양태모지법(公養胎母之法)을 선포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지만 ‘배 속에 아이를 가진 태모를 잘 모셔야 한다’는 것 자체가 뱃속의 아이가 보다 바른 인성을 타고 나게 만들려는 것을 법으로 정해 선포할 정도였으니 세계 최초의 태교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내용은 책으로써가 아니라 가정에서의 생활교육을 통해 모계로 전해져 내려오다가 조선 후기에 책으로 엮어진 『태고신기(胎敎新記)』에서 그 핵심을 엿볼 수 있다. 사주당 이씨가 1801년에 저술한 이 책의 서문을 쓴 신작(申綽)은 “부모의 정을 얽었을 때는 아직 총명함과 우매함이 나뉘지 않다가 지수화풍이 형체를 이루고 나면 성인과 범인이 판명된다.
 
 따라서 뱃속에 들었을 때는 태교만으로도 밝고 성스러운 덕을 기를 수 있으나 태어난 이후에는 요순이라도 그 자식의 성품을 고칠 수 없으므로 태교가 중요하다.”고 했으며, 본문의 앞쪽에서 “아비 낳음과 어미 기름과 스승 가르침이 모두 한 가지다. 의술을 잘 하는 자는 아직 병들지 않았을 때 다스리고 가르치기 잘하는 자는 태어나기 전에 가르친다.
 
그러므로 태어난 스승의 10년 가르침이 어미가 잉태하여 열 달 기름만 같지 못하고, 어미 열 달 기름이 아비 하루 낳는 것만 갖지 못하다.”고 했다. 자식의 성품은 바로 아버지의 정(精)과 어머니의 혈(血)로 이루어지니 부모의 행동과 생각이 만들어낸 작품이라는 말이다. 이 단계의 태아는 우리가 지식을 전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지만 전해지는 파동을 통해 성품이 다듬어진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 서양 과학이 들어오면서 인간의 뇌세포는 150만 개인데 태아 때 다 만들어진다고 하니 건강ㆍ지능ㆍ인성 개발에 태교가 매우 중요하며, 0세부터 9세까지의 환경이 이후 아이의 품성을 좌우하며 뇌 성장의 90%가 완성된다는 이론을 보태면, 사람의 인성은 ‘어른들이 가진 지식과 교육이라고 하는 과정을 통해서 형성되는 게 아니라 잉태 순간으로부터 학교에 가서 지식을 배우기 전에 거의 완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이처럼 어른들이 가진 지식을 ‘교육’시킨 게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신이 스스로 깨치도록 해왔던 것이다.

다섯째, 젊은이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잘 아는 화랑도 등 풍류도라고 하는 선(仙)을 통해 인성을 배양시켜왔다. 화랑의 세속오계는 ‘충성으로써 임금을 섬긴다(事君以忠), 효도로써 어버이를 섬긴다(事親以孝), 믿음으로써 벗을 사귄다(交友以信), 싸움에 임해서는 물러나지 않는다(臨戰無退), 산 것을 죽임에는 가림이 있다(殺生有擇)’는 도의로서, 단군시대 소도에서 깨치도록 한 목표였던 소도오율(蘇塗五律)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소도오율은 “부모는 마땅히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은 마땅히 부모에 효도하라. 임금은 마땅히 정의롭게 하고 신하는 응당 충성하여야 한다. 부부는 마땅히 서로 공경하고 형제는 마땅히 서로 우애 있어야 한다. 노소는 마땅히 차례가 있고, 벗끼리는 응당 신의가 있어야 한다.”라는 내용이었는데 임전무퇴(臨戰無退)와 살생유택(殺生有擇) 외에는 똑같다. 일반적으로 충효나 인의예지신 등의 도의가 유교에서 왔다고 잘못알고 있는데 유교 이전부터 우리에게 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또, 『삼국사』(삼국사기라는 잘못된 표현이다) 진흥왕 37년조에는 화랑들의 공부한 내용이 “도의로써 서로 절차탁마하고, 노래와 춤으로 서로 즐기며, 멀어서 못갈 곳이 없을 만큼 산수를 유람했다(或相磨以道義, 或相悅以歌樂, 遊娛山水, 無遠不至)”고 적혀 있다. 앞에서 본 세속오계라는 도의도 배웠다거나 가르쳤다가 아니라 서로 절차탁마했으며, 나머지도 ‘교육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방법이었다.
 
그리고 ‘이런 결과를 보아 그 사람의 바르고 그릇됨을 알 수 있으므로 선한 사람을 뽑아서 조정에 추천한다(因此知其人邪正, 擇其善者, 薦之於朝)’고 했으니 정부에서 사람을 쓰는 데도 지식이 아니라 인성을 중시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지식과 인맥으로 사람을 뽑아 쓰는 우리에게 매우 귀중한 사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 현 인성교육진흥법의 집행에 대한 의견은?

이미 다 만들어졌으니 근본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이 일을 추진하고 있는 어른들이 먼저 스스로 자신들의 인성에 대해 반성하고 행동으로 바른 인성을 보일 수 있는 평생교육을 강화하고, 그 방법도 지식을 가르치는(교육) 것보다  타고난 바른 인성을 깨치도록 해나가는 방법을 많이 개발했으면 한다.
 

▲ 태교신기     © 전유선 시민기자
 
 
인성교육진흥법 2조 2항에 ‘예·효·정직·존중·소통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과 관련되는 핵심적인 가치 또는 덕목’을 인성으로 정의하고 있다. 태교신기 제5장에는 “8세가 되면 훌륭한 스승을 선택하여 나아가야 하는데 스승은 입으로써 가르치지 않고 몸으로써 가르쳐 아동들이 보고 감동하게 감화시키는 것이 스승의 도리”라고 했다. 스승의 역할이 입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지 않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말로 전달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깨치게 감화를 주는 방법의 개발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정부에서도 그런 방법을 찾아내는 데 더 심혈을 기울였으면 한다.

예를 들면, 결혼적령기 남녀의 혼전교육과 태교 및 유아교육 등을 의무교육으로 하여 인성의 뿌리에 접근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인성교육을 기획하고 교육하는 사람들이 먼저 인성이 무엇이며, 우리 몸속의 DNA가 가지고 있는 인성개발 방법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스스로 바른 인성을 갖추어야 인성교육도 바로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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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7/09 [13:46]  최종편집: ⓒ wn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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